지천에 널린 쑥 냉이 채취하면 안 되는 이유는?
지천에 널린 쑥 냉이 채취하면 안 되는 이유는?
향긋한 봄나물들이 고개를 내미는 봄이 마침내 찾아왔습니다.
하천변이나 공원 등지에서 이 나물들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나물을 채취하여 주방으로 가져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직접 따먹지 않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불법일 뿐만 아니라, 독초와 혼동할 위험이 있고, 심지어 중금속 중독의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유원지에서 채취한 쑥과 같은 나물들을 보면 깨끗하리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것이기 때문에 더 좋을 거라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일 수 있습니다.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도시 하천이나 도로변에서 자란 나물 377건과 야산이나 들녘에서 채취한 나물 73건을 대상으로 중금속 함량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도심 지역에서 채취한 나물에는 납과 카드뮴 같은 중금속이 검출되었고, 약 10%의 나물에서는 중금속 허용 기준치를 넘는 양이 발견되었습니다.
국제암연구소는 납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카드뮴은 확실한 발암 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납에 중독될 경우 빈혈, 신장 및 생식 기능 장애 등을 겪을 수 있으며, 카드뮴은 호흡기, 위장, 신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도심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깨끗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하천변이나 공원, 유원지에서도 부적절한 봄나물이 확인되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봄나물을 직접 채취해서 먹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며, “중금속뿐만 아니라 하천 변 등에 뿌린 제초제나 농약에 오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먹어도 중금속은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과거 인터뷰에서 “토양 속에 오염된 중금속이나 농약은 채소의 뿌리를 통해 흡수되어 흡착된 것이기 때문에 물로는 제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끓여도 중금속은 열에 강해 전혀 제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황사나 미세먼지로 채소 잎이나 줄기에 붙은 중금속 및 농약 등은 어느 정도 물 세척으로 제거할 수 있어서, 과일 등을 세척할 때 사용하는 세제를 활용하면 됩니다.
자신이 소유한 대지에서 난 나물이 아니라면, 채취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일 수 있습니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산림자원법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가 없이 채취할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유한 땅에서 채취한 나물일지라도 독초와 섞인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봄철에는 꽃이 피기 전이므로 잎이나 뿌리만 보고서는 나물과 독초를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최근 5년간 독초를 섭취해 복통 증상을 호소한 사례는 총 41건이며, 그중 80%인 33건이 봄철(3~6월)에 집중되었습니다.
봄철의 대표적인 독초로는 미국자리공, 삿갓나물, 동의나물, 은방울꽃, 털머위 등이 있습니다.
미국자리공은 더덕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뿌리가 매끄럽고 가로로 주름져져 있지 않습니다.
삿갓나물은 우산나물과 유사하지만, 잎의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동의나물은 향이 없고 잎 가장자리가 둔한 톱니 모양으로 구분됩니다.
은방울꽃은 산마늘로 알려진 명이나물과 비슷하지만, 이를 섭취할 경우 위험할 수 있는 독을 가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독초를 산나물로 오인하여 섭취한 뒤 복통”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