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시한폭탄 맨홀 안전을 묻다
도시의 시한폭탄 맨홀 안전을 묻다
도시의 시한폭탄 맨홀 안전을 묻다
도심 곳곳에 설치된 맨홀 뚜껑이 예상치 못한 사고의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뚜껑이 들리거나 오래된 맨홀이 파손되면서 추락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제는 보행 중 발밑도 세심히 점검해야 할 때다.
내구성 약하고 파손 우려 높은 콘크리트 맨홀
여름철은 맨홀 추락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계절이다.
특히 장마철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하수관 내부에 빗물이 차오르고, 이에 따라 맨홀 뚜껑이 솟아오르거나 열리는 사고로 이어진다.
도로나 보도가 침수되면 주변 환경의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심각한 추락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8월, 서울 강남구에서 호우로 열린 맨홀에 중년 남매가 빠져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문제의 중심에는 콘크리트 소재로 된 맨홀 뚜껑이 있다.
약 30여 년 전 도시 경관 개선을 목적으로 색을 입혀 제작된 이 맨홀은,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조화 맨홀'이라고 불린다.
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 사용했고, 철제 맨홀 대비 낮은 비용으로 인해 전국에 설치되었다.
하지만 콘크리트 맨홀은 시간이 지나며 노후화되기 쉽고, 스쿠터나 킥보드 등의 외부 충격이나 하수도 내부의 유해가스에도 취약해 손상 사례가 잦다.
서울시 물재생계획과 정한영 하수관리팀장은 "모래와 시멘트로 구성된 콘크리트의 특성상 금속 소재에 비해 더 빨리 마모되고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부 부식 상태는 겉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보행 중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콘크리트 맨홀 대다수가 내부에 별도의 철근이나 안전장치가 없어 사고 시 피해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맨홀 관리 실태 점검
그렇다면 맨홀 안전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관리체계는 각 맨홀의 용도 및 위치에 따라 상이하다.
예를 들어 하수도 관련 맨홀은 물 관리국의 하수관리팀 소관, 전기는 한국전력공사, 통신은 민간 통신사가 관리한다.
그러면서도 자치구가 각 지역 내 전체 시설물의 운영 및 점검, 그리고 보수를 담당하며 그 결과를 시에 보고하는 식으로 종합 관리를 시행한다.
맨홀은 상태에 따라 A~D등급으로 나뉘며, D등급은 가장 위험한 상태로 평가된다.
평가 항목에는 외부와 내부 요인이 포함되며, 맨홀뚜껑의 외관 상태, 덜컹거림, 표면 마모 등부터 내부 균열 및 파손 여부, 침입수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점검한다.
B등급 이상으로 분류된 맨홀은 지속 관리 대상으로 선정되어 변화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즉시 보수 작업을 진행한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
맨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22년 12월, 하수도 설계 기준을 개정해 맨홀 추락 방지 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추락 방지망이 설치될 경우, 누군가 빠지더라도 그물망 위에 걸쳐져 치명적인 사고를 막아줌과 동시에 작업자가 작업 전 철망을 제거하며 하부 가스를 미리 감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서울시에서는 약 28만 개의 맨홀 중 추락 방지망 설치 대상인 5만 3000개 중 현재 약 3만 2000개의 설치를 완료했다고 밝히며 연내 나머지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