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알레르기 심한데 벚꽃 축제 가도 될까?
꽃가루 알레르기 심한데 벚꽃 축제 가도 될까?
곧 다가오는 4월에는 지역 곳곳에서 벚꽃 축제가 열린다.
그런데 직장인 A씨는 최근 벚꽃으로 유명한 관광지에 놀러 가자는 친구들의 말에 선뜻 응하지 못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 꽃이 많이 피는 곳에 가도 되는지 고민이 됐기 때문이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A씨와 같은 사람들도 벚꽃 축제에 가도 될까?
벚꽃, 꽃가루 크고 무거워 공기 중에 잘 뜨지 못해
벚꽃은 꽃가루 알레르기와 큰 관련이 없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비교적 안전하게 벚꽃을 즐길 수 있다.
벚꽃 진달래 개나리 등 충매화(곤충이 꽃가루를 전파시키는 꽃)는 꽃가루 생산량이 적은 데다가, 꽃가루가 크고 무거워 공기 중에 잘 떠다니지 못한다.
이와 반대로 참나무 삼나무 소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와 같은 풍매화(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퍼지는 꽃)는 꽃가루 생산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꽃가루 크기가 작고 가볍다.
공기 중에 잘 떠다녀 사람의 입이나 코로 들어가 심한 콧물과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봄에 벚꽃보다는 풍매화류의 참나무꽃, 오리나무꽃, 자작나무꽃을 주의하는 게 좋다.
특히 1~4월에 꽃가루를 생성하는 자작나무는 최근 조성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에 조경수로 많이 심어지고 있다.
알레르기 반응이 유독 심하다면 주변에 자작나무가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보자.
꽃놀이 후 반드시 외출복 털고, 샤워하는 게 좋아
꽃가루가 콧속으로 들어오면 코점막 바로 밑에 있는 ‘항원제시세포’가 꽃가루 항원(抗原)을 인식하고 몸에 흡수시킨다.
그러면 몸에서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며 혈관이 확장된다. 혈관이 확장되면 세포 사이 간격이 벌어지면서 그 사이로 물이 빠져나와 콧물이 된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 완화하는 방법은 마스크 착용이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콧속으로 바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매년 이 시기 증상이 심해지는 사람은 증상이 예상되는 시기 1~2주 전부터 예방적으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를 쓰는 게 도움이 된다.
환절기 내내 지속해 쓰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이미 생겼을 때도 항히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치료한다. 다만, 코에 뿌리는 충혈억제제는 2~3일 넘는 장기 사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증상을 빨리 완화해 충혈억제제를 자주 쓰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후에는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이 밖에 식염수로 콧속을 씻는 것도 효과가 있다.
면역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항원을 몸속에 조금씩 주입해 몸이 항원에 민감하지 않도록 서서히 변화시키는 치료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에게 특히 효과가 좋은 편이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항원 주사를 맞는데, 3년 치료하면 7년, 5년 치료하면 10~12년 정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벚꽃이 많을 곳에 갈 때 꽃가루 흡입을 막을 수 있는 마스크를 챙기는 게 좋다.
벚꽃이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해도 주변에 핀 다른 나무나 꽃에서 꽃가루가 날아와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는 주로 오전 시간대에 농도가 짙어 되도록 오후에 약속을 잡는 걸 권장한다.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는 문밖에서 옷을 털고 실내로 들어간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입자는 옷에 붙어 남아있기 쉽다.
외출복은 반드시 실내복으로 갈아입는다. 외출복을 그대로 입고 있으면 붙어있던 꽃가루가 집안에서 떠다닌다.
또한 나들이 후에는 반드시 샤워해 오염 물질을 씻어 제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