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잠들면 소 된다? 식후 수면 건강 망치는 지름길
먹고 잠들면 소 된다? 식후 수면 건강 망치는 지름길
‘먹고 바로 누우면 소 된다’라는 말이 있다.
식사 후 바로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경고의 의미가 내포된 이 말은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이다.
식사를 하고 나면 몸이 노곤해지는 식곤증으로 잠이 쏟아지곤 한다.
때로는 혈당 스파이크로 졸음이 몰려오기도 한다.
이때,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잠에 드는 것은 몸을 망가뜨리는 주범이 될 수 있다.
◇밥 먹고 바로 잠 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식사 후 바로 잠자리에 들면 가장 먼저 위에서 건강 적신호가 울린다.
누운 자세에서는 위와 식도가 평평해지는데, 이는 위산을 식도로 역류 시키기 쉬운 환경이다.
식도로 역류한 위산은 속 쓰림과 복부 팽만감 같은 불편한 증상을 유발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도 속이 더부룩하고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야식 섭취 후 곧바로 수면에 들면 위가 자극돼 소화불량, 위염, 역류성 식도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체내로 음식이 들어왔다면 수면 상태에서도 소화기관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위와 장이 활발히 움직이며 혈액이 소화기관에 집중된다.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한 곳으로 혈액이 모이면서 몸은 긴장상태로 바뀐다.
수면을 통해 충분히 이완돼야 할 근육들이 긴장 상태를 유지해 깊은 숙면을 방해한다.
에너지가 집중된 소화과정으로 대사활동이 활발해져 체온이 상승한다.
수면 시에는 체온이 서서히 떨어져 자연스럽게 몸의 이완과 숙면이 이뤄진다.
체온이 높게 유지되면 깊은 수면에 도달하는 것을 막아 수면의 질을 저하시킨다.
소화과정에서 분해된 탄수화물은 혈당을 올린다. 급격하게 올라가는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된다.
하지만 바로 잠에 들게 되면 인슐린 민감도가 낮아져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가 천천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나아가 혈당이 정상 범주 내로 들어오지 않고 혈당 스파이크를 야기해 수면 중 불안정한 각성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 중 가장 깊은 단계인 렘(REM) 수면은 신체와 뇌가 가장 활발하게 회복되는 시간이다.
식후 바로 잠에 들면 소화 장애, 혈당 상승, 긴장 상태 등이 지속되면서 렘 수면 진입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
몸은 수면을 통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되며 다음날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
밥 먹고 눕고 싶다면 지켜야 할 생활 습관들
일반적으로 식사 후 충분히 소화가 될 때까지 2~3시간이 소요된다.
김희성 일산 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식후 2~3시간은 절대 눕지 말고 집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는 것을 조언한다.
가벼운 산책은 혈당 조절을 도와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여준다.
또 산책을 갈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의자에 앉아 정상적인 소화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식사와 수면 사이에는 3~4 시간 간격이 필요한 만큼 야식은 자제하는 것이 질 좋은 수면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
빠르게 소화 시킨 뒤 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탄산음료를 마시고 트림을 하면 소화가 이뤄졌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트림은 위 안의 가스를 배출했을 뿐, 소화가 완료됐다는 신호가 아니다.
단지 트림으로 위의 부치가 줄면서 더부룩함이 사라졌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