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고용량 비타민D 요법, 낙상 위험 높여
무분별한 고용량 비타민D 요법, 낙상 위험 높여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D는 뼈의 건강, 세포 대사, 면역기능 유지와 염증 조절 등 인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특히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이보충제 등으로 다양하게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이 오히려 낙상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비타민D는 장으로부터 칼슘과 인의 흡수를 촉진하고,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를 증가시켜 혈중 칼슘 및 인의 적정혈중 농도를
유지함으로써 뼈의 무기질화를 통해 뼈의 건강과 면역체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용성 비타민의 일종이다.
골다공증과 근감소증 예방은 물론 면역력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D는 햇볕을 자주 쬐기만 해도 몸에서 합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시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D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병의원에서 근육주사를 맞거나 고용량 비타민D를 따로 복용하기도 한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 명승권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는 1992년부터 2021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15건의 임상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골다공증을 예방하지 못하고 낙상의 위험을 높여
명승권 대학원장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코크란 라이브러리(Cochrane Library)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15건의 무작위배정 비교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했다.
메타분석 결과, 간헐적 혹은 일회성 근육주사 및 경구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은 골절이나 낙상의 예방에 효과가 없었다.
반면에 비타민D 종류에 따른 하부집단 메타분석에서 비타민D 요법은 간헐적 혹은 일회성 요법은 경계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면서 오히려 낙상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승권 대학원장은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이나 골연화증을 초래해 골절이나 낙상의 위험과 자가면역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타민D 부족이나 결핍이 대유행인 것처럼 알려져 있고,
병의원을 방문하면 혈중 비타민D 농도 검사를 권유받게 된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고 고용량의 비타민D 요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일반 용량의 비타민D 보충제는 골밀도 개선이나 골절 예방에 효과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고용량의 비타민D 요법은 오히려 골절이나 낙상의 위험성이 높다는 임상시험도 보고되고 있어 이번에 메타분석을 시행하게 됐다”라며 이번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메타분석 결과, 간헐적 혹은 일회성 근육주사 및 경구 고용량 비타민D 요법을 받은 사람은 위약을 사용하거나 아무 처치도 하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골절이나 낙상의 빈도에 차이가 없었다.
반면에 비타민D 종류 중 육류나 생선 등 동물에서 얻을 수 있는 비타민D3를 사용한 경우 오히려 낙상의 위험성을 6%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P값이 0.05 미만이거나 95% 신뢰구간에 1이 포함되면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데
P값이 0.051, 95% 신뢰구간의 하한값이 0.99로 경계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보여 연구대상자수가 보다 더 많아지면 통계적 유의성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 대학원장은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메타분석 중 가장 많은 연구를 종합했으며, 여러 가지 요인에 따른 하부집단 분석을 시행했고,
비타민D3 요법이 낙상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를 나타낸 첫 메타분석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용량의 비타민D요법이 낙상의 위험성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생물학적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며
“고용량의 비타민D의 투여는 고칼슘혈증으로 인한 골감소 및 근육약화, 활성형 비타민D 농도의 감소 및 이에 따른 근육세포의 칼슘이용 저하로 인한
근육기능의 저하를 초래해 낙상의 위험성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라며 연구결과의 함의를 설명했다.
현재 보고 내용으로는
서양인의 경우 약 40%, 남아시아인의 경우 약 70%, 우리나라의 경우 약 90% 내외가 비타민D 부족 혹은 결핍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이는 과도하게 높은 비타민D 권장섭취량에 상응하는 혈중 비타민D 농도 이하인 경우를 결핍의 기준점으로 잘못 삼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명 대학원장은 “전문학회, 기관, 병의원별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20 혹은 30(단위: ng/mL – 나노그램 퍼 밀리리터)을 정상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상위 2.5%내에 해당하는 과도하게 높은 농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12~20 ng/mL에 해당하며 이 범위 수준에서 골절 등의 질병이 높아진다는 근거는 불충분하다”며
“특히, 2021년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에서는 증상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비타민D 검사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이득과 해로움의 균형을 판단할 근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비타민D 농도가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46건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 비타민D 요법이 골절, 낙상, 사망률, 당뇨, 심혈관질환 등 어떤 질병에도 효과가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일반적으로 비타민D 검사나 보충은 필요하지 않으며, 뼈 건강을 위해 하루에 10분 이상 햇볕에 노출해 비타민D 합성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비타민D가 들어 있는 등푸른생선류나 버섯류 등의 섭취를 늘리면 충분하다”며 무분별한 비타민D 검사와 보충에 대해 경고했다.
아울러 명 대학원장은 “특정 영양소에 대해 건강인 중 상위 2.5%가 섭취하는 양을 권장섭취량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재의 권장섭취량은 의학적으로 건강한 상태와 관련이 없고
오히려 과도하게 높은 양을 권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