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팔던 이 주스 갑자기 가격 급락 왜?
없어서 못 팔던 이 주스 갑자기 가격 급락 왜?
지난해 전 세계가 ‘오렌지 주스’ 가격 상승으로 혼란에 빠졌었다.
아사히 음료, 유키지루시메구밀크 등 일본 음료 업체에서는 오렌지 주스 판매를 중단할 정도였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사상 최저가를 찍었다.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농축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이 파운드당 2.76달러로, 지난해 9월(5.56달러였) 가격에서 반토막 났다.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난 걸까?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바뀐 소비자의 취향
떨어진 오렌지주스 품질
최악의 타이밍에 없어진 가격 경쟁력이다.
더 이상 ‘오렌지 주스’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건강’을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저당 열풍’이 거세다.
우리나라만 해도 제로 탄산음료 시장이 2018년부터 5년간 약 8배나 성장했다.
반면, 오렌지 주스는 대표적으로 과당 음료다.
꼭 제로 음료가 아니어도, 소비자는 새로운 음료를 찾는 경향이 커졌다.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의 글로벌 식품 애널리스트 멜라니 자노자 바텔메는 “젊은 소비자들이 더 새로운 맛과 흥미로운 음료를 찾고 있다”며
“에너지 드링크, 커피 음료, 말차, 버블티 등 다양한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표적인 오렌지 주스 제조업체 트로피카나는 재정적 위기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트로피카나는 최근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고,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서비스 매체 데트와이어는 트로피카나의 모회사인 트로피카나 브랜드 그룹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고, 순이익은 10% 줄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맛은 더 없어졌다.
지난해 오렌지 주스 가격이 증가한 이유는 작황 부진 때문이었다.
세계 오렌지 생산 1위 브라질에서 평균보다 높은 기온, 낮은 강우량 탓에 오렌지 생산이 어려워졌고,
한 번 발병하면 나무를 제거할 수밖에 없는 과수병인 ‘감귤녹화병’까지 퍼져 공급이 극도로 부족해졌다.
보통 주스 제조 업체들은 시즌별 맛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이전에 수확한 냉동 오렌지 주스와 당해 오렌지 원료를 혼합하는데, 공급 감소세가 3년간 이어지면서 대부분 업체에서 비축해 둔 재고가 바닥났다.
결국 낮은 품질의 오렌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맛이 떨어졌다.
브라질 응용경제연구센터(CEPEA)는 “공급 부족으로 브라질산 오렌지의 당도 대비 산도 비율이 주스 가공에 최적인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며 “리모닌이라는 쓴맛 성분이 주스의 맛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가 다른 음료로 눈을 돌리는 최악의 타이밍에 가격 경쟁력을 잃은 것도, 이번 가격 하락에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올해 브라질 작황이 호전돼 공급은 늘었지만, 수요가 지속해 감소하면서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캠벨 애널리스트는 “업계 전반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