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해열제 먹였는데 아이 열 안 떨어진다 병원 갈까?
집에서 해열제 먹였는데 아이 열 안 떨어진다 병원 갈까?
아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열이 자주 난다.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열이 떨어지지 않거나 갑자기 열경련이라도 하면 부모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해열제를 여러 번 먹여도 되는지, 열경련할 때 약을 먹이면 경련이 잦아드는지 알아본다.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두시간 간격 교차 복용을
해열제는 크게 아세트아미노펜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계열인 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으로 나뉜다.
한국얀센의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은 아세트아미노펜, 삼일제약 ‘어린이 부루펜 시럽’과 동아제약 ‘챔프 시럽’은 이부프로펜
한미약품 ‘맥시부 키즈 시럽’은 덱시부프로펜에 해당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체온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NSAID는 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프로스타글란딘 같은 생리 활성 물질을 억제해 열을 떨어뜨린다.
아세트아미노펜과 달리 NSAID는 소염 작용도 한다. 단순히 열이 날 때는 1차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지만
목이 붓는 등 염증성 질환에 의한 열이 의심될 때는 NSAID를 복용하게 된다.
약을 먹은 후 같은 계열 약을 또 복용하려거든, 아세트아미노펜은 네 시간 이상
NSAID는 여섯~여덟 시간의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한다.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열이 안 떨어지면 다른 계열의 해열제를 추가 복용할 수 있다.
이때도 두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한다.
백영숙 대한약사회 학술이사(약사)는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이부프로펜을 먹인 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적어도 두 시간 간격을 두고 다른 계열 해열제를 교차로 복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해열제 시럽을 보관하다 보면 약 상자를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권장하지 않는다.
적정 복용량이 약 상자에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백영숙 학술이사는 “약은 상자와 함께 보관하고
먹일 때마다 적정 용량을 확인해야 한다”며 “체중에 해당하는 만큼의 용량을 계산해 먹이면 된다”고 말했다.
소아 체중당 적정 복용량은 아세트아미노펜 5~10mg/kg, 이부프로펜 5~10mg/1kg, 덱시부프로펜 5~7mg/kg이다.
4개월 미만 아기 열나면 병원부터
무턱대고 해열제부터 먹여선 안 되는 때도 있다. 4개월 미만의 소아인 경우다.
열이 나면 즉시 병원에 데려가는 게 좋다.
백영숙 학술이사는 “4개월 미만 아기는 출생할 때 엄마로부터 받은 면역체계가 있는 상태라서 질병에 잘 안 걸리는 편”이라며
“이때 열이 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닌 큰 병 때문일 수 있으므로 일단 병원에 가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미 열경련이 시작된 경우에도 임의로 해열제를 먹이지 말아야 한다. 질식 위험이 있어서다.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는 “월령에 관계 없이 아이가 열경련을 한다면 즉시 몸을 조이는 옷을 느슨하게 해주고
꽉 붙잡기보다는 가만히 놔두는 게 낫다”며 “경련하다가 토한 것이 기도를 막거나 흡인성 폐렴을 일으키지 않도록 고개만 옆으로 돌려주면 된다”고 말했다.
백영숙 이사는 “열경련을 했다면 경련이 끝난 후라도 한 번은 병원에 가 보는 게 좋다”며 “심하게 경련하면 119에 신고해서라도 병원을 데려가라”고 말했다.
해열제는 열경련을 하기 전, 열이 날 기미가 보일 때 먹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