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간병 배우자 자살 위험 1.5배 높아
암환자 간병 배우자 자살 위험 1.5배 높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2024년 8월 게재된 ‘암환자 배우자의 자살 시도와 자살 사망’ 연구에 따르면 암 환자의 배우자가
비암환자 배우자보다 자살 시도 1.28배, 자살로 사망할 위험은 1.4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1986년부터 2015년까지 덴마크 암 등록 시스템에 등록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코호트 연구로, 암 환자 배우자 40만9천338명과 비암환자 배우자 204만6천682명을 같은 기간 비교한 결과다.
암환자 배우자의 자살시도는 10만 명 당 62.6명, 비암환자는 10만 명 당 50.5명으로 나타났다.
자살 사망 역시 암환자 배우자(10만 명 당 16.3명)가 비암환자 배우자(10만 명 당 11.4명)보다 높았다.
이러한 위험 증가는 특히 암 진단 후 1년 동안 가장 두드러졌다. 30년 추적 조사 한 전체 기간 동일하게 나타났다.
자살 시도 위험성은 암 진단 후 1년 이내 1.45배로 가장 높았고 1~8년 사이 1.35배, 8년이 넘으면 1.15배로 줄었다.
자살 사망 위험도 암 진단 후 1년 이내 2.26배, 1~8년 1.40배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모든 암종에서 위험도가 높았다. 특히 자살 시도 위험성은 식도암에 걸린 배우자(2.41배)가, 자살 사망은 췌장암에 걸린 배우자(3.01배)로 가장 높았다.
암환자 병기별로 분석한 결과, 배우자의 자살 시도는 진행암(3~4기)일 때 1.66배로 가장 높았고,
병기를 알 수 없을 때 1.28배, 국한암(1~2기)일 때 1.10배 높았다. 자살 사망도 자살 시도와 비슷한 위험성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가계 소득 수준이 낮은 그룹에서 자살 시도와 자살 사망 위험도가 모두 높았다.
아직 국내에선 암환자 배우자 사망과 관련된 대규모 연구결과가 없지만,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기준 덴마크 자살사망률이 10만 명 당 9.6명으로 OECD 평균인 10.7명 보다 낮다.
한국은 2배 이상인 10만 명 당 24.1명이 자살하기 때문에 암환자 배우자 자살사망률 역시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는 “암환자 배우자는 간병을 하다 심리적으로 우울, 스트레스, 불안과 두려움 등을
겪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부담,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는다”며
“우리나라 자살 원인 대부분은 정신건강 문제나 경제생활 문제, 질병 문제 등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암환자 배우자는 특히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2년 우리나라 자살 동기를 분석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정시과적 문제가 39.4%로 가장 높았다.
경제생활문제가 22.5%, 육체적 질병문제 17.6%, 가정문제가 5.4%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에서 덴마크와 스웨덴 국민 중 정신 병력이 없는 배우자 약 270만 명
(평균연령 60세)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배우자가 암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의 배우자보다 우울증이나 약물 남용, 스트레스 관련 장애 등 정신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1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역시 암 환자의 배우자는 암 진단을 받은 첫해 정신장애 발생 위험이 30%로 가장 높았다.
하버드 의대의 또 다른 연구결과 역시 암환자 배우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16.4%, 불안은 42.2%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