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가 딴 꿀 토마토 더 달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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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토마토는 달콤하지만 크기가 작아 상품성이 떨어졌다.

그동안 육종을 통해 토마토 크기를 키워 작물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유전자가위 덕분에 농장의 토마토가 예전의 단맛도 회복했다. 달콤한 토마토는 케첩 생산성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농업과학원 선전농업 유전학연구소(AGIS)의 황산웬(Sanwen Huang) 교수 연구진은 1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두 개의 유전자를 변형해 토마토의 무게나 수확량을 희생하지 않고도 더 달콤하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농장에서 키우는 토마토는 교배 과정에서 조상인 야생 토마토보다 10~100배나 커졌지만, 단맛은 희생됐다.

당분 합성 방해한 유전자 억제

연구진은 현재 재배 중인 토마토와 조상인 야생종(種)의 유전자를 비교해 토마토에 당분이 축적되도록 조절하는 유전자가 SlCDPK27과 그와 유사한 SlCDPK26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유전자가 만든 단백질은 자당 합성효소를 분해한다.

자당은 과당과 포도당이 결합한 형태다.

자당 합성효소가 분해되면 토마토에 당분이 축적되지 않아 단맛이 사라진다.

크기가 작은 야생종은 SlCDPK27 유전자와 함께 이 유전자 발현을 작동시키는 프로모터의 염기서열에 돌연변이가 있었다.

그 결과 SlCDPK27 단백질이 생기지 않아 자당 합성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야생 토마토는 단맛이 월등하다.

연구진은 야생 토마토를 작물로 육종하면서 크기와 단맛 중 한쪽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농부들은 커다란 토마토와 더 많은 수확량을 원하지만, 소비자들은 더 달콤한 토마토를 원한다”며

“이번에 당을 분해하는 유전자를 교정해 수확량과 품질 사이의 부정적인 관계를 깨뜨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작물 토마토의 유전자를 야생종처럼 바꿨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실체 가위가 아니라 원하는 유전자를 자르는 효소 복합체이다.

유전자가위는 가이드 리보핵산(RNA)과 캐스9 효소 단백질로 구성된다.

가이드 RNA가 잘라야 하는 DNA 부분을 인식해 붙잡으면 캐스9 단백질이 DNA와 결합하면서 자른다.

유전자가위는 토마토에서 SlCDPK27과 SlCDPK26 유전자를 잘랐다.

그러자 토마토의 무게나 수확량은 줄지 않고 포도당과 과당 수치가 최대 30%까지 늘었다.

그만큼 달콤해진 것이다. 유전자 교정은 토마토 종자나 발아율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교정한 유전자들이 다른 식물에도 있다는 점에서 작물들의 단맛을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라며

“같은 단맛을 내는 토마토 케첩을 만드는 데 필요한 토마토 양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식품미생물학과의 패트릭 시(Patrick Shih) 교수는 이날 네이처에 같이 실린 논평 논문에서

“이번 연구는 과일의 자원 분할에 대한 이해와 전 세계 작물 개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흥미로운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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