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9년 새 34 급증 왜 갑자기 늘었을까?
발달장애인 9년 새 34 급증 왜 갑자기 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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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중 유독 ‘발달장애’ 환자 수만 급격하게 늘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인현황’을 보면 지난 9년간 전체 장애인은
2014년 249만4460명에서 2023년 264만1896명으로 5.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발달장애인은 20만 3879명에서 27만 2524명으로 33.67% 급증했다.
발달장애에 속해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증가율은 더 가파르다.
발달장애는 매년 평균 3.3%씩 증가하고 있고, 자폐스펙트럼장애는 8.1%씩 늘고 있다.
발달장애는 지능, 언어, 사회성 등 발달이 늦는 모든 장애를 총칭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보이며 행동 패턴,
관심사 등이 한정·반족되는 신경발달 장애다. 전문가들은 발달장애 환자가 증가한 게 현장에서도 확실히 느껴진다면서도, 긍정적인 변화의 결과일 수 있다고 했다.
‘영유아 검사 보편화’로 빙산 조각 드러나
발달장애인 수는 숨겨진 숫자가 드러나며 급증했다.
영유아 건강검진이 지난 20년간 보편화되면서 진단하지 못했던 발달장애 영유아를 조기에 찾을 수 있게 됐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후 14일부터 71개월까지 여덟 번에 걸쳐 진행하는 검진으로 2007년 말부터 시작했다.
처음 나왔을 땐 수검률이 매우 낮았다. 절반도 되지 않았다. 2013년만 해도 63.7%였는데,
지난 2022년 수검률은 80.7%로 크게 올랐다(국민건강보험공단). 고대구로병원 소아신경과
은백린 교수는 “발달은 계단을 밟아 오르듯이 일정한 순서와 시기가 정해져 있는데,
이게 심각하게 늦거나 왜곡이 지속되는 걸 발달장애라고 한다”며 “빠르게 발견해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다”고 했다.
이어 “발달장애 환자 수가 증가한 현상은 발병률 자체가 크게 늘었다기 보다는 조기 선별이 가능해졌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봐야 한다”고 했다.
보호자의 인식이 개선된 것도 발달 장애 환자 수가 증가한 원인 중 하나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이전에는 말이 늦는 등 발달이 늦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거나
오히려 숨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발달장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빠르게 병원을 찾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이른둥이 출생 증가도 한 원인
발달장애 환자가 실제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육아정책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영유아 검사에서 발달장애가 의심돼 ‘심화평가 권고’를 받은 비율은 2.2%였다.
2020년엔 2.38%, 2021년엔 2.43%로 지속 증가했다. 발달장애 중 유독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질환은 ‘자폐스펙트럼장애’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법적으로 등록된 환자만 봐도 2018년 2만 6703명에서 2022년 3만 7603명으로 70% 증가했다.
배승민 교수는 “장애 환자 등록률이 실제 환자보다 떨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진행된 한 대규모 전수조사에서 우리나라 7~12세 아동 100명 중 2.6명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를, 학계에서는 아직 약 5%만 밝혀졌다고 본다.
은백린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는 태아가 모체 배속에서 분화할 때 뇌 구조에 문제가 생기며 발병한다”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며 유전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여러 환경적인 요인, 뇌 염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데,
구체적인 요인은 지속해서 밝혀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임신 중 프탈레이트 등
미세 플라스틱 노출이 자폐스펙트럼장애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팀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