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현대판 고려장’ 되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현대판 고려장’ 되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돌봄 업무를 보고 있는 간호조무사가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 서비스가 ‘현대판 고려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일 전국보건의료노조에서 주최한 ‘병원 현장 수기 공모전 토크쇼’에서 김문영 간호조무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며 “병동에 너무 많은 문제가 있어 그 부분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문영 간호조무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요양병원으로 가는 플랫폼이 아니다”라며
“이 병동에 입원한 환자 보호자 대부분은 입원할 때와 퇴원할 때만 와, 환자를 요양병원이나 시설로 옮기는 모습 자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인력 기준도 간호조무사를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돌봄 업무를 하는 간호조무사들은 △기저귀 교체 △시트 교체
대소변 돌봄 △욕창 방지 위해 체위 변경 등 많은 업무를 소화해야 한다.
그는 “통합 병동에서 돌봄 업무를 보는 간호조무사 중 몸이 성한 분들이 없고 심지어 잠복 결핵으로 치료를 받는 분도 있다”며
“저도 근무 10개월 만에 손목 염증이 생겨 고생하고 있다”
고 강도 높은 업무로 인한 어려움을 소개했다.
그는 “간호부의 90%를 차지하는 간호사는 정규직이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지키는 간호조무사는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결국 간호조무사의 퇴사로 이어져 상시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1명이 3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며
“8시간 근무하며 2번 라운딩을 돌며 환자 40명을 보는데 인력 배치 기준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수년 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지키는 간호조무사들의 고통은 줄지 않고 있지만,
간호조무사를 대표하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호조무사협회)의 개선 노력은 더디기만 하다.
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 “인력기준 1대 40을 폐지하고 1대 20은 물론,
1대 10까지 줄여야 한다”면서도 “보건복지부에서 현 상황을 알고 있어 논의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한편, 김문영 간호조무사가 쓴 병원 현장 수기는 ‘덕분에 라더니, 영웅이라더니. 의료현장의 민낯을 증언하다’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치료받을 수 있는 응급실을 찾지 못해 환자가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와 여당이 대책을 마련했지만,
현장에서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실태 조사도 거치지 않은 ‘주먹구구식 땜질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와 경기지역에서 응급실을 찾지 못해 숨지는 환자가 발생하자 정부와 여당은 지난 5월 31일 당정협의회를 갖고
응급실 과밀화 해소 △종합상황판 정보 적시성 개선 △전문인력 활용 강화 △컨트롤타워로서 지역응급의료상황실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응급실 수용거부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6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주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최근 대구,
경기지역에서 응급실의 수용거부로 인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며
“정부가 마련한 수용거부 방지대책들이 응급의료 현장에서 잘 이행되어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발표 이후 의료계는 의료현장에서 동떨어진 방안이라고 ‘평가 절하’했다.